제가 어렸을 때 우리 엄마는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자주 해주셨어요.
인삼과 은행, 대추, 찹쌀 등을 넣은 삼계탕, 어렸을 때 먹은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이제 엄마처럼 영양분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어김없이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해서 먹습니다.
저는 엄마처럼 꼼꼼하게 못하지만, 엄마를 닮아 정성은 다합니다.
재료는 이번에도 집에 있는 걸 넣었어요.
원래 삼계탕을 할 때 엄나무, 헛개나무, 황기, 대추, 상지, 당귀를 묶음으로 포장한 것을 함께 넣습니다. 집에 있는 줄 알고 안 샀는데, 없네요. 그래서 황기만 여유있게 넣었답니다. 묶음 말고도 황기는 따로 구입해서 더 넣거든요.
다시 어제 만든 삼계탕 재료를 정리할게요. 저만의 레시피이지요.
- 황기, 양파(깨끗이 씻은 껍질 포함), 사과(이번에 처음 넣어봐요.), 표고버섯 밑둥을 솥에 넣고 물을 담아 1시간 넘게 푹 고아줍니다.
- 찹쌀과 맵쌀을 5:1정도의 비율로 씻어서 불립니다.
- 닭 껍질을 벗겨냅니다. (담백하게 먹고 싶어서 가능한한 최대한 기름기를 제거합니다.)
- 황기는 나중에 걷어내기 편리해서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모두 건져냅니다.
- 닭을 넣고 또 1시간 정도 푹 삶습니다. (취향에 맞게 시간조절하시면 됩니다.)
- 닭을 건져냅니다. (따뜻할 때 먹으면 더 맛으니까 우선 먹어도 괜찮아요.) 식성에 따라 닭을 잘게 찢어서 죽 먹을 때 섞어도 좋아요.
- 황기를 걷어낸 맑은 국물에 불린 쌀을 넣고 눌지 않게 저어줍니다. 통마늘도 없어서 굵직굵직 갈아놓은 마늘을 한 스푼 넣었어요. 결론은 잘 넣었습니다. 역시 마늘향!
- 죽이 완성되면 그릇에 담고, 부추를 올려 함께 섞어서 먹습니다.
식구 중 한 명이 삼계탕이 기름져서 안 먹겠다고 하는 이가 있답니다.
"어떻게 하면 먹을래?"
"닭 껍질 벗기면"
그때부터 닭 껍질을 벗기게 되었죠.
(우리 어무이는 닭 껍질 좋아하셨는데... 돌이켜보면 식구들이 안 먹어서 맛있다고 말씀하시며 드셨을 것 같아요. ㅠㅠ)
그래도 잘 안 먹길래,
깔작거리지 말고 죽이라도 충분히 맛있게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 따로 분리해서 닭 따로, 죽 따로 만들게 된 거랍니다.
딸은 퍽퍽한 가슴살, 저는 닭다리를 좋아하니까 우리는 환상적인 조합이라며 하하호호거리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남긴 닭과 죽은 오늘 모두 소진했지요. 하루 지나도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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