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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는 누구의 꽃인가...

by 나와봄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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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화단에 핀 작약을 보고 가슴이 심쿵했어요. 이 꽃을 보면 어릴 적 창문에 턱을 괴고 마당에 가득 핀 이 꽃을 보며 넋놓고 바라보던 제가 떠오릅니다.

 

누구든 꽃을 바라보며 나쁜 마음을 품진 않겠지요.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면 그 사람의 미소도 예쁜 걸 발견합니다.

나를 이렇게 예쁜 꽃처럼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생각해봅니다. 

맹목적으로 사랑한 사람은 부모님,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제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그 마음일테니까요.

우리들의 일상은 매일 소중한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김춘수님의 '꽃' 감상하시며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소서.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지금 이 숲길, 꽃은 초록초록 새싹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떠났지만, 내년에 또 반갑게 찾아오겠지요.
꽃과 어우러지는 초록 잎사귀, 운동하는 내내 제 눈을 호강시켜줍니다.
꽃이 불러서 빠르게 걷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면 제게 말을 거는 것 같아요.
회양목에도 이렇게 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2월 떨어진 동백꽃을 이렇게 예쁘게 꾸며놓고 떠난 누군가의 마음이 예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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