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도자기 중에서 조선시대의 백자 '달항아리'를 아주 좋아합니다.
다른 도자기에 비해 크기가 커서 물레에서 한 번에 완성할 수 없다지요.
아랫부분을 만들고, 윗부분을 따로 만들어서 붙입니다.
ㅎㅎ 급하게 그렸습니다.
아무래도 글보다 그림이 이해하기 쉬워서요. (저만 그럴수도 있지만...)

달 항아리가 품은 아름다움, 그리고 화가 김환기 |
그래서 달항아리의 모양이 완벽한 원이 아니지요.
완벽하지 않은 여유?
소박하면서 아름답습니다.
달항아리를 보면 떠오르는 화가가 있지요.
화가 김환기.
이분의 그림을 처음 접한 건 미술 교과서로 기억합니다.
김환기 화가는 백자 달 항아리를 무척 좋아했어요. 하얗고 둥근 모양이 마치 보름달같이 생겼다 하여 성북동 집의 정원에 놓고 ‘달 뜬다'며 아이처럼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김환기 화가는 1950-60년대에 백자를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려 ‘달 항아리 화가'로 불리기도 했지요.


이렇게 나란히 배치해 놓으니 설명이 따로 없어도 이해가 되지요.
그래도 저는 김환기 화가의 작품 중 달항아리가 나온 작품보다는 수많은 점이 빼곡히 나열된 그림들을 좋아해요.
자세히 보면 점 하나하나 다 다르답니다. 물론 처음부터 점화를 그리신 건 아니고요.
느낌과 생각을 담은 추상화 |
김환기 화가는 한국에 추상미술을 알리는데 선구자였대요. 김환기 화가가 1938년에 그린 <론도>.
당시에 이런 추상화를 그린 화가는 우리나라에 김환기 화가를 비롯해 몇 명밖에 없었답니다.

점, 어디까지 갔을까? |
1963년 10월에 뉴욕으로 건너간 김환기 화가의 그림은 변하기 시작했지요. 한국의 산과 강, 새, 달, 매화, 항아리 등의 그림은 점, 선, 면, 색면으로 변화 되었어요.
김환기 화가는 점, 선, 면을 이용한 다양한 그림을 그리다가 나중에는 점화를 그립니다.

이 작품 앞에서 한참을 있었어요.
제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저는 작품의 제목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거든요. 물론 궁금할 때는 찾아봅니다.
화가가 제목을 붙일 때도 있지만, 소장자의 뜻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처음에는 제목이 없다가 나중에 생기기도 하니까요.
너무 제 마음대로 감상법인가요? ㅎㅎ
제가 감상하는 법은요?

위에 있는 원래 작품을 이렇게도 보다가
아래처럼 보기도 하고, 점 하나하나 보다가 부분 덩어리로도 보고요. 네모 점 안의 원은 무얼까......
포개어진 걸까... 분리된 걸까... 질서정연하구나...

다른 작품도 구경하실래요?
이건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제목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입니다.
제가 감상하는 마음과 딱 맞아떨어지네요.

여기서 -김광섭 시 ‘저녁에’ -
감상하고 가실게요. (출처 : 불교신문)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은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 '저녁에' |
이 시는 1969년에 발표되었다.
밤하늘 뭇별들 가운데 단 하나의 별이
나를 내려다보고,
지상의 군중 속의 단 하나의 존재인 나는
그 별을 올려다본다.
그러나 빛에 둘러싸이면 별은 사라지고,
나는 어둠이 깊어지면 사라진다.
그리고 별과 나와의 만남을 미래에 기약할 수도 없다.
이 시는 높은 고독과 애틋한 그리움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짧은 만남과 아득하게 긴 이별을 생각하게 한다.
김환기는 시의 마지막 구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따서 작품의 제목으로 삼고,
외롭고 푸르고 작은 점들을 캔버스에 총총히 무수하게 많이 별들처럼 찍어 거대한 우주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알려진 대로 유심초는 가요로 불러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불교신문3384호/2018년4월14일자]
김환기 선생님은 점 하나, 점 하나 찍어가면서 서울에 두고 온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셨답니다.
내가 그리는 선, 하늘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 ...... - 1970년 1월 27일 김환기 화가 일기 중 |
환기 미술관에 다녀왔던 추억 앨범 |
아주 오래전 환기 미술관에서 아이랑 작품 감상도 하고, 체험했던 사진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하나의 점(가운데)에서 선들이 밖으로 뻗어나가고, 선들 사이로 새로운 선들의 나열, 그 나열은 면을 탄생시킵니다.

우리 아이가 환기 미술관 체험에서 하얀 수건에 점화를 그렸습니다. ^^
집에서 했던 후활동 |
집에 와서도 저랑 함께 뒷풀이를 했지요.
돋보기를 이용한 점화입니다. ㅋ
햇볕을 돋보기로 모아 종이에 구멍을 내는 작업이지요. 이걸 이용한 감상법이 아래에 소개됩니다.^^

그리고
손에 물감을 듬뿍 묻혀서 전지에 뿌리고, 또 그 위에 티슈를 마구마구 덮더니,
티슈를 거두어 다른 종이 위에 나란히 놓습니다. 위치를 바꿔가면서 이리저리 배치하며 놀았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종이를 돌돌 말아 그 사이로 자기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고요.

돋보기를 이용해 구멍낸 종이 사이로 작품을 감사하기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네요.

우리 아이 작품은 여기에 넣을 계획이 아니었는데
옛 추억이 새록새록 나서 그만 넣었습니다. ^^
참고로 2023년 3월 31일에 환기 미술관이 재개관하나봐요.
봄나들이 계획사시는 분들, 홈페이지에서 어떤 전시가 있는지 확인하시면 좋을듯 해요.
그리고 '달항아리'는 국립 중앙박물관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전시관에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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