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을 잡다.
진달래꽃 김소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진달래는 참꽃입니다.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를 참나무라고 하듯이요.
예로부터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었기에 거짓이 아닌, '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죠.
나무하러 산에 갔다가 진달래꽃을 따서 먹기도 했다고 엄마한테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저도 따 먹은 적이 있고요. 맛은 아무 맛도 안 납니다.
어제는 비가 와서 운동을 못 갔고, 오늘은 우산을 쓰고 다녀왔습니다.
산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더군요.
산을 내려올 때 진달래꽃이 떨어져 있는 걸 하나 주었습니다. 말짱해 보인 것 하나를요.
화전해 먹어야겠다고 즉흥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한송이만으로 화전을 빚는 건 아니라는 생각에 대롱대롱 곧 떨어질 것 같은 꽃을 두 송이 더 떼 왔어요.

며칠 전에 진달래화전 내용을 올렸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1. 먼저 가위로 밑동을 잘라 꽃술을 깔끔하게 정리한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습니다.
2. 키친타월 위에 꽃을 두고, 반죽을 준비합니다.

3. 냉장고에 찹쌀가루는 없고 쌀가루가 있어서 그걸 볼에 넣고,
쑥가루가 있어서 그것도 넣고,
오트밀이 보여서 그것도 넣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마음대로 요리법입니다.^^;)
4. 원래 소금 간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넣지 않았습니다.)
5. 뜨거운 물로 익반죽 합니다. 뜨거우므로 처음에는 젓가락으로 휘리릭 섞어줍니다.
물의 양은 조금씩 넣으면서 조절하세요. 질지 않게 하시면 됩니다.
(만약, 밀가루 반죽이라면 찬물로도 잘 엉기므로 익반죽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6. 알맞은 크기로 동글동글 빚습니다.
7. 납작하게 모양을 만들어요. (달구어진 팬에서 지지면서 숟가락을 이용해서 해도 됩니다.)


8. 한쪽 면이 얼추 익었다고 생각되면 뒤집어 줍니다.
9. 그 위에 꽃을 올립니다.
(처음에 꽃 모양을 잡아주면 서서히 반죽에 붙어요.)
(꽃이 안 익어도 되므로 저대로 그냥 먹어도 됩니다.)

10. 그릇에 내어 꿀을 찍어 먹거나, 꿀을 화전 위에 뿌려 먹습니다.
(저는 오늘, 아무것도 섞지 않고 그냥 먹었어요.)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실패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입 먹으면서, '맛도 없네... '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쑥 내음이 남더군요. 은근히 먹을만했어요.
오트밀도 겉돌지 않았고요.
결국 저 혼자 다 먹었습니다. 이게 점심밥을 대신했네요.
식구들보다 저만 좋아하는 맛이었습니다. 담백하고 향긋한 쑥 내음.

주의 : 화전은 하얀 반죽에 가장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아무것도 올리지 않고 쑥가루를 넣은 쑥전을 해 먹어야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며칠 전에 올린 화전을 링크합니다.
https://i-soso-u.tistory.com/26
참꽃 진달래로 빚은 화전, 어때요?
3월 삼짇날이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지요. 개나리, 목련, 벚꽃, 진달래 등 봄을 반기는 꽃이 인사합니다. 우리 선조께서는 봄맞이하는 세시풍속으로 진달래 화전을 부쳐 먹었다지요. 봄을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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