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이슈

미세 플라스틱이 왜 위험할까?

나와봄 2023. 3. 27.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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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주변을 살펴보세요. 
제가 앉아 있는 책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만 해도 화분, 일회용 컵(쓰레기통으로 재활용하는), 스템플러, 노트북, 마우스, 필통(필기도구), 태블릿, 외장하드, 핸드폰, 책상, 리모컨 등 많기도 하네요. 물론 제가 걸치고 있는 안경, 옷의 단추, 실내화, 의자 ...
이리저리 시선을 돌릴 때마다 보이는 플라스틱, 온 천지가 플라스틱입니다. 
집 밖이라고 다를게 없네요. 자전거, 자동차 내부, 건물, 태양광 패널의 부품, 병원에서 사용되는 각종 도구, 인공 심장(박동기?)(사촌이 인공 심장 수술을 했고, 또 몇 년만에 바꾸는 수술까지 해서 기억이 나네요.), 학교 등 나열하다보니 맨날 문제거리라고 원성을 높였는데 플라스틱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왜 그렇게 저는 원성을 높였을까요? 결국 제 잘못이었는데요. 우리의 잘못이요.
잘 사용하고, 우리에게서 쓰임을 다하면 재활용을 잘해서 순환이 잘 되게 해야했는데요. 과연 얼마나 실천했을까요?
 

플라스틱이란?

플라스틱이란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 plassein(형태를 만들다, 성형하다), plastikos('플라스티코스' 성형하기 알맞다)입니다. 즉, 어떤 힘이 가해지면 그 형태가 변하고, 변한 형태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통틀어 플라스틱이라고 하지요.
플라스틱은 다른 소재에 비해 싼 값에 손쉽게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산업혁명 시기, 코끼리 상아로 만든 당구공을 대체하기 위해 처음으로 플라스틱이 사용되었지만, 잘 깨지는 단점이 있었답니다.
점점 발전해서 합성수지를 이용한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게 되지요. 지금은 강철보다 더 단단한 섬유강화플라스틱까지 나옵니다.
역사를 재료별로 분류할 때, 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와 철기, 지금은 플라스틱 시대로 명명해도 이의가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우리나라 면적의 7배가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을 아시나요?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국가의 여권

어느 국가의 여권일까요? 
바로 Great Pacific Garbage Patch(GPGP)라는 국가입니다. 
생소하시나요?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플라스틱 오션 재단과 온라인 미디어 기업이 협력해 UN에 정식 국가로 신청했고, UN 측은 쓰레기 섬이 국가로 인정된다면 충분히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리라 여겨서 정식 국가로 인정했답니다. 
그렇다면 이 국가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림에서 태평양, 하와이 위쪽과 옆으로 보이는 노란 점들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1997년 미국, 찰스 무어라는 항해가가 태평양 한가운데에 믿을 수 없는 섬을 발견했지요. 바로 플라스틱 섬!
바닷물의 흐름에 떠밀려 빙빙 돌다가 모인 플라스틱 쓰레기 섬!
한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크기로 이곳에서 우리나라 상표가 붙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었지요. 부끄럽습니다...
일본 바로 옆에 보이는 노란점으로 표시된 플라스틱 섬은 크기가 우리나라 4배나 됩니다.
 

태평양에 위치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

"우리를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GPGP(플라스틱 쓰레기 섬)는 태평양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대서양에도 있고, 세계 해양 전체에 약 5군데 정도 있어요.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떤 폐해를 낳을까요?
수많은 생명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지요.

출처 : 내셔널 지오그래픽

새의 사체 속에는 각종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이 새는 어쩌면 자기가 먹은 먹이로 인해 포만감을 느끼며 영양실조에 걸려 죽은 건 아닐까요?

어떤 게 해조류일까요? 왼쪽에 미역처럼 보이는 게 비닐입니다. 
바다 생물의 눈에는 더더욱 미역처럼 보이겠지요. 먹이로 착각해서 먹거나, 이동하다가 그물에 걸리거나, 다양한 이유로 바다 생명체는 몸살을 앓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출처 : 내셔널 지오그래픽
몇 년 전 유투브에서 본 영상 중 일부

자신을 살려달라는 듯 거북이는 인간에게 의지합니다. 코를 막은 이물질을 빼는 영상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고통을 느꼈습니다. 거북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이물질을 제거하시는 분도 잠시 숨고르기를 하시더군요. 나뭇가지처럼 생긴 저건 빨대로 기억합니다. 색이 저렇게 바랠정도면 오랜기간 거북이는 고통속에서 살았을 겁니다.
 

해양으로 흘러든 플라스틱 쓰레기, 어떻게 해결할까요?

 
바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네덜란드 비영리 환경 단체 '오션 클린업'은 쓰레기 섬(GPGP)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2018년부터 수거하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의 방식으로요.  2022년 7월 25일, 오션클린업 측은 그동안 GPGP로부터 108,526kg의 플라스틱을 수집했으며, 이는 우주 왕복선의 건조 무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무게라고 하네요.
 

출처 : KBS 뉴스 - 청소기로 플라스틱 쓰레기 섬 제거
출처 : 오션 클린업 트위터

하지만, 해마다 바다로 엄청난 쓰레기가 계속 유입되고, 염분을 머금은 플라스틱은 수거 후 재활용이 어려워서 소각이나 매립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또다른 환경문제에 직면하게 되지요.
 

미세 플라스틱 (마이크로 비즈), 얼마나 위험할까?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에 우리는 안전할까요?
안전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이 바다에 부유하면서 잘게잘게 떨어져 나가 아주 작은 알갱이가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부르지요. 또 제조할 때부터 아주 작은 알갱이로 만드는데 이것을 '마이크로비즈'라고 해요. 
 

출처 : 그린피스
출처 : 그린피스 '마이크로비즈가 들어있는 제품'
치약에도 마이크로비즈가 포함되어있었어요.

몇 년 전 큰 마트에서 세일해서 구입한 치약입니다. 양치질하고 난 후 이를 살펴보는데 불투명한 뭔가가 잇몸사이에 끼어 있어서 의아했지요. 양치질을 대충했나? 의심하면서 손가락으로 아무리 문질러도 녹질 않았습니다. 혹시? 
딸아이가 학교에서 마이크로비즈와 관련된 실험을 한 후라 더욱 민감했지요. 여과기에도 걸러지지 않았던 미세플라스틱. 소름!!!
그 뒤로 이 치약을 사용하지 않고 집에 뒀어요.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서요.
그래서 방금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치약이 묻은 손가락을 바로 물로 씻을 수 없어서 휴지로 먼저 닦아내고 씻었네요. 
만약, 바로 물로 씻었다면 마이크로비즈는 하수구를 통해 흘러흘러 바다까지 갈 수 있겠고, 다시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돌아오겠지요.

출처 : 그린피스

한 개의 제품 안에는 수만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가 있어요. 실제로 한 제품에 1리터 패트병 20개의 양보다 넘게 들어갑니다.
제조사는 그만큼 생산하는데 비용이 적게 드니까 제품에 첨가시키겠지요.
소비자는 마이크로비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거나, 인지하지 못한 채, 세척력이 좋아서 사용할 수 있겠고요. 그래서 주변에 미세 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자주 알리는 편입니다. 제가 보관한 치약을 짜서 보여주면서요.
그렇다면
바다로 흘러들어간 미세 플라스틱(마이크로비즈)이 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까요?
얘네들은 주변의 독성 물질을 빨아들이는 특징이 있어요! 잘 걸러지지도 않아서 그걸 먹은 생선이나 수산물을 우리가 먹고, 또 먹고, 점점 우리 몸에 축적되면 건강에 치명적이겠지요?

독성 물질을 빨아들이는 미세 플라스틱

특히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라서 삼면이 바다입니다. 바다는 미세 플라스틱 밀도가 높다고 해요.
다행히 많은 소비자들의 요구로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에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제가 치약을 구입한 건 2018년도인가? 2019년도로 기억하는데... 이상해서 찾아보니 시행은 그 이후네요. 모든 제품에 해당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샴푸, 샤워할 때 사용하는 세정제, 섬유유연제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곳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2015년부터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우리도 늦었지만, 금지해서 다행입니다. 
완벽하게 마이크로비즈가 사라질 때까지 널리널리 알려야겠습니다.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소비자도 바뀌어야 하지만, 생산자도 변해야 합니다.
예시로 야쿠르트 통은 뚜껑이 알루미늄이고 몸체는 플라스틱으로 서로 다른 재질을 붙여놓았으니 깨끗하게 분리하지 않으면 재활용이 안 됩니다. 분리했더라도 알루미늄 찌꺼기가 본체에 묻어있으면 이것도 재활용이 안 되고요.

일본이 같은 재질로 만들수 있다면 우리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색이 입혀진 페트병, 로고가 인쇄된 것도 재활용이 안 된답니다. 오직 깨끗하고 투명한 페트병만 재활용이 가능해요.
그동안 많은 기업이 투명 페트병으로 바꿨지요.
 
과자를 포장하는 경우, 질소 충전으로도 충분한데, 거기에 플라스틱 받침 접시(?)까지 얹어주시고, 또 종이상자에 담아주시는 정성! 과연 소비자가 얼마나 원할까요? 넘쳐나는 포장재는 서비스 정신이 아니라, 곧 넘쳐나는 쓰레기로 화를 돋구지 않을까요?  기업에서 제품을 제조할 때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이중삼중으로 포장된 과일

유통업체인 '아마존'이 도입한 FFP 포장제 도입은 매우 칭찬할 일입니다. FFP 포장제는 물건을 포장재 없이 적절한 크기의 상자에 넣어 배송하는 방법입니다. 우리도 좋은 시스템을 빨리 도입해야겠지요?

출처 : 아마존 Frustration Free Packaging (FFP포장제 광고)

 
소비자도 재활용 분리를 제대로 해야합니다.
페트병은 일반 플라스틱과 분리 배출해야 하고요. 빨대처럼 크기가 작은 건 재활용이 안 되니까 일반쓰레기로 배출합니다. 종이컵도 그렇고요. 의외로 재활용이 안 되는 게 많아요. 저도 자주 실수합니다. 저는 페트병이나 다른 용기의 뚜껑을 분리하고 있는데... 어떻게 버려야 할지 항상 난감합니다. 지금도 부엌 한 쪽에 쌓이고 있네요. 
 
독일이나 덴마크 등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해 페트병에 시행하는 높은 보증금제를 우리도 적용하면 어떨까요? 유리병보다 더 높은 보증금제라면? 그 결과 스웨덴에서는 페트병의 80%가 재활용된다고 합니다. 우리도 높은 보증금제 도입이 시급합니다. 재활용할 수 있는 양이 훨씬 많아지겠지요.